안녕하셨어요? 세 번째로 인사드리는 <서툰살이> 에디터 감이입니다.
<서툰살이> 오픈 열흘만에 구독자 300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아실리가 없지요~ 사실이 아니라, 저의 희망사항이거든요. 😜😋😀
<서툰살이>는 뉴스레터 구독자 1000명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답니다. 오늘 보내드린 세 번째 레터가 재미있으시다면 주변에 좋은 분들에게 추천해주세요.
그러면 혹시 알아요? 다음 레터에서 저의 희망사항 구독자 300명이 진짜 “사실”이 되어 빅뉴스로 돌아올지도 모르잖아요. (뉴스레터에 몰입하여 행복회로를 돌리는 에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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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서툰살이>에서는 쉼터라는 ‘시설’의 한계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열림터는 성폭력피해경험을 치유하며 일상회복을 위해 서로를 돌보는 공간이지만, 공동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생활규칙을 지키며 비공개쉼터에 사는 어려움을 감내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어요.
열림터 활동가들은 이런 생활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살피면서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살뜰하게 챙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퇴소를 한 이후에도 활동가들은 “또우리”라는 이름을 얻은 생존자들을 꾸준히 만납니다.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많은 생활인들과 또우리들을 만나온 은희 활동가가 열림터를 떠난 또우리들이 겪는 자립의 어려움과 생존자들의 주거불안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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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열림터에서 일하는 조은희 활동가입니다.
열림터 생활인들은 입소하면서부터 퇴소 이후를 고민합니다. 1년이라는 기간동안만 한정적으로 살 수 있는 중장기 쉼터이기 때문입니다. 열림터를 벗어나면 어떻게 살 수 있을지 막막해하느라 정작 열림터에서의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마음 편히 누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인들을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퇴소 이후 주거불안정성은 실재하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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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높은 물가와 집값은 성폭력생존자들의 주거권을 위협합니다. 청소년 쉼터 등은 일정 기간을 채운 입소자들이 퇴소할 때 자립지원수당으로 월 40만원씩 최장 5년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쉼터에도 퇴소자립지원금이 있긴 하지만 미성년자에게만 한정되어 있고, 그마저도 딱 성년이 되는 시기에 퇴소를 해야만 받을 수 있다는 높은 문턱이 있어 실제로 그 지원금을 수령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죠. 그러니 또우리들의 자립은 출발선부터 벼랑에 가깝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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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우리들의 퇴소, 그 이후
또우리들은 퇴소 후 많은 경우 집으로 돌아갑니다. 열림터에서 2019년도에 조사한 내부 통계에 의하면 퇴소 시 자립이나 다른 기관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귀가) 또우리의 비율이 40%정도나 되더라고요. 집에 가해자가 있더라도, 가족들이 피해자인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하더라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택합니다. 열림터에 있는 동안 내면의 힘을 찾아서 더 이상은 가족들에게 당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또우리는 힘이 있는 경우입니다. 그 외에는 가족들과 사는 것이 어렵지만,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주거지와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돌아가게 됩니다. 그런 또우리들의 퇴소는 매번 활동가들을 마음 졸이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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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가 아닌 자립을 택하는 경우도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나 난생 처음 혼자 지낼 집을 구하러 다니는 일은 만만치 않지요. 또우리들도 혼자 부동산에 찾아가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말하고, 그에 걸맞는 집을 구하는 것부터가 난관입니다. 여성 1인가구인 점, 열악한 경제 상황임을 밝혀야 하는 것도 또우리에겐 큰 장벽입니다. 또우리들이 원하는 집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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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 몸 편히 누일 수 있는 안전한 공간
곰팡이와 벌레가 없는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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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집은 성폭력피해생존자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방을 구한다고 해도 혼자 살아본 경험이 없고, 경제적 여력도 없기에 주거환경이 열악하기 일쑤입니다. 옆집과 너무 가까워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기도 하고요. 창문이 없거나 환기가 되지 않아 곰팡이와 씨름을 해야하기도 합니다. 집은 어떻게 구하긴 했는데 가구와 집기들을 마련할 여력이 없기도 합니다. 공과금을 본인이 직접 내본 경험이 없어 오래 내지 않다가 전기가 끊어질 지경이 되기도 합니다. 건강보험도 스스로 내야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됩니다. 혼자 살면서 비로소 ‘진짜 홀로서기’를 배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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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소 생활인들의 집과 자립에 대한 말들이 서로 단단하게 엮여 "연대"를 이루고, 그 연대를 통해 "집"이 완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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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는 기본적으로 공동생활을 하는 쉼터입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사생활 보호도 잘 안 되고, 불편하다 생각하면 참 불편한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쉼터에서 말 그대로 '살기 위해' 해야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먹거리가 그렇습니다. 열림터 냉장고 문을 열면 쌀과 과일, 반찬, 식재료들이 늘 채워져 있습니다. 먹을 것이 있는데도 안먹는 것과, 없어서 못 먹는 것의 차이는 퇴소를 하고 나면 실감하게 됩니다. 생활인일 때는 잘 차려둔 음식들을 거들떠 보지 않다가 퇴소한 이후 살인적인 고물가에 1+1이나 묶음 상품에만 손이 간다는 또우리도 있습니다. 과일을 먹는 것이 호사가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한 끼 한 끼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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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또우리들의 집들이에 초대받아 갈 때가 있습니다. 한 또우리는 몇 번의 이사를 거쳐서 드디어 열림터 활동가들을 초대해도 될만한 집으로 이사했다며 초대해주었습니다. 멋진 BGM도 깔아주고, 배달음식이긴 하지만 멋들어지게 파티 상차림을 준비해주었어요. 퇴소 이후 자기 자신을 믿고 힘든 시간을 잘 버텨왔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자기 공간을 채우고 꾸미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떤 또우리는 제법 근사한 식사를 손수 만들어서 대접해주기도 했습니다. 황송하게 음식을 다 먹고는 화장실에 갔는데, 잘 꾸며진 거울과는 어울리지 않는 커터칼 여러 개가 눈에 띄었습니다. 보자마자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어요.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또우리에게 말하고 그것들을 챙겨가지고 나오는 것 뿐이었습니다. 자유로운 자립의 꿈을 실현하는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혼자라서 외롭고 불안할 때, 그 마음을 표현하고 함께 나눠줄 수 있는 이가 없다는 것은 또우리들에게 큰 어려움입니다. 이럴 땐 지속적인 심리상담이 필요하지만, 한정된 생활비에서 늘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죠. 심리상담비를 지원해달라고 어디에 말하는 것도 주저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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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에게 필요한 안전망
오랫동안 또우리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퇴소 이후 성폭력피해생존자들에게 필요한 안전망은 무엇일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래서 심리상담 비용을 더 지원해보자는 생각으로 “또우리 의료비 지원”을 늘리기도 하고, 소소하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자기 자신을 위한 지출을 할 수 있도록 “또우리폴짝기금”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열림터에서는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해서 또우리지원사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마중물이 되어주신 후원자님이 계셨기에 <또같이>이라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많은 성폭력피해생존자들에게 풀옵션 집 하나씩 턱턱 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욕심은 내려두고 오롯이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인 <또같이>의 첫걸음을 잘 내디뎌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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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툰살이> 4주차 예고
혹시 비디오 팟캐스트라고 들어보셨나요? 🤔
<또같이> 준비 과정을 짧은 글로는 설명해 드리기 어려워서 준비해 보았어요.
상담소와 열림터 활동가 다섯 명이 모여 험난했던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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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소탈하고 재미있게 나누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직접 보시면 “아~ <또같이>!!!” 이해하실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입주자들과 열림터의 새로운 시작에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은 분들은 주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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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거나 자립하면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를 하지요? 친구들은 들뜬 목소리로 물어봐요.
"집들이 선물로 뭐가 좋을까? 뭐 필요해?"
익명의 후원자님 덕에 큰 가구들과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등 큰 가전은 준비했지만, 그 외에도 생활에 필요한 소소한 것들이 참 많더라고요. 밀폐용기 세트, 믹서기, 수저와 그릇들, 구급상자, 예쁜 거실등, 각종 인테리어 소품...
성폭력피해생존자들의 공간을 함께 만들어주세요🤗 함께하면 할수록, 더 많은, 더 좋은 집들이 선물을 마련할 수 있어요. 혹시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버튼을 눌러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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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분들의 소감을 나누는 코너! 집들이 방명록입니다.
지난 주에 보내드린 활동가 수수의 이야기를 읽은 구독자 분들의 소감, 같이 읽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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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살이> 뉴스레터의 이미지가 따숩고 포근해서 좋아요. 쇼파와 쿠션 이불이 중앙에 있는 점이 쉼을 떠올리게 하고, 여행가방과 택배가 흩어져 있는 모습이 내 물건을 마음 놓고 풀어 놓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열림터가 그리는 <또같이>가 그런 공간일까? 싶은 기대가 들어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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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이라는 말을 보니 이전에 어느 책에서 읽었던 '난잡한 돌봄'이라는 개념도 떠올랐어요.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것, 상호적으로만 주고받는 돌봄이 아니라 다방향적이고 무차별적인 돌봄이야말로 현대 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라는 제안이었어요. 정작 저도 그런 관계를 상상하기가 어렵지만...😭 또같이와 또우리들이 그런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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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를 읽은 여러분의 소감을 나눠주세요. <집들이 방명록> 코너에서 소개해 드릴게요. 주변에 널리널리 입소문 내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그럼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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